일기장

NYT가 극찬한 옥동식 본점 가봄. feat 미쉐린 가이드

선하이 2024. 10. 12.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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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내 눈에 동공지진을 일으켰던 뉴스 기사가 있었다.

 

 

13일(현지시각) NYT는 2023년 뉴욕 최고의 음식 8선을 발표하며 옥동식의 돼지곰탕을 소개했다. NYT는 “맑고 황금빛 돼지고기 육수에 얇게 썬 돼지고기와 흰밥을 넣은 옥동식의 돼지곰탕은 매일 먹어도 좋은 국물”이라며 “특별한 소식을 접한 날에는 특히 환영받는다”고 했다.
옥동식의 차별점은 밥부터 돼지고기, 육수까지 모든 요소에 정성을 들인다는 점이다. 흰 쌀밥은 딱딱하거나 뭉치지 않고 은은한 향이 나며, 버크셔 돼지고기는 프로슈토(이탈리아식 햄)만큼 얇게 썰려 있다.
...
NYT 레스토랑 비평가 피트 웰스는 “이 음식을 먹은 후 소화 불량과는 정반대의 느낌을 경험했다”며 “이 느낌을 한국어로 ‘시원한 맛’이라고 하는데, 가볍고 세심하게 균형 잡힌 음식을 먹었을 때 느끼는 기분 좋은 행복감”이라고 평가했다.
- 조선일보 2023년 12월 14일 기사 

 

 

섬세한 맛 표현을 보면서 감탄하다가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생각에 이르렀다. 

본점은 무려 서울 합정에 있다.

 

돼지곰탕... 옥동식... 메모...

 

최측근에게 우리 옥동식에 가야 한다고

얘기해둔 이후 어느 날,

때마침 근처에서 보기로 해서 

옥동식으로 향했으나 

줄은 엄청 길었고, 주문 마감까지 돼있는 것이아니겠는가.

 

아 역시 미쉐린 식당은 쉽지 않구나.

 

그렇게 한동안 잊고 있다가 

최근 다녀오게 되었다. 

 

 

5시 반쯤 갔는데 이미 우리 앞에 8팀이 대기 중이었다.

이번엔 꼭 먹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고

8팀 정도야 기다릴 수 있겠단 생각에 

캐치 테이블로 대기를 걸어놓고 기다리기로 했다.

 

이렇게 빌라 건물 한 쪽에 매장이 있다.

대기하는 사람도 벌써 많았는데, 

난감한 건, 

여기도 서 있지 말라, 저기도 서 있지 말라

떠들지 말라... 등등

안내 내지는 경고 메시지가 살벌해서

어디에 서 있기가 민망했단 점.

 

주택가 사이에 잘 되는 가게가 들어선 거라

주민들 불편함은 너무 잘 알겠는데...

대기 공간도 없는데 그럼 어디 있으라는 건지...

하도 있지 말라 그래서 그냥 좀 주변을 걷다 오기로 했다.

 

매장이 크지 않고, 바 테이블 형식이라

손님이 더디게 빠지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입장할 시간은 오게 돼 있다.

 

놋수저와 수저받침, 접시라니.. 여기서부터 완전 만점이잖아.

 

 

테이블은 크게 하나,

둥근 바 형태로 모두가 나란히 앉아서 먹는다.


우리 차례가 돼 들어가니

대기 번호를 확인하고 

이렇게 기본 세팅을 해준다.

 

놋그릇이라니 완전 제대로 된 집이구만.

기분이 좋아졌다.

식사 메뉴는 오로지 

- 돼지곰탕 보통 10,000원 

- 돼지곰탕 특 16,000원

- 김치만두 (4개) 6,000원

 

그리고 술, 식혜 등 음료 메뉴가 있었다.

 

우리는 보통으로 2그릇을 주문했다.

 

도대체 어떤 맛이길래 그런 극찬을 받은 걸까.

드디어 확인하게 되는 날,

눈앞에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돼지 곰탕이 등장했다.

 

곰탕이 이렇게 고급스러울 수 있군. 무려 돼지곰탕이다.

 

돼지곰탕이란 말도 세상에 있었던가?

돼지는 국밥,

곰탕은 소뼈를 고아낸 국물 아니었나.

 

익숙한 듯 낯선 돼지곰탕 이름처럼

비주얼 또한 그런 느낌이었지만

고급스러움만큼은 

의문이 들지 않는 확신의 미쉐린 가이드 상이었다.

방짜유기유기한 멋진 비주얼.

 

 

아래 사진에

뚜껑 덮여 있는 저 단지에 깍두기가 들어 있다.

개인 접시에 이렇게 덜어서 먹으면 된다.

 

고추지라는 양념을 낸 접시는

고기를 놓고 양념을 콕 찍어 먹는 용도였다.

직원분께서 친절히 설명해주셨다.

 

첫 국물은 과연...

 

 

따수운 한끼. 빨리 먹어야 하는데 사진만 계속 찍는 나란 사람.

 

 

맛있었다.

담백하면서 구수하고 맑고 깊은 맛.

 

고기 양도 충분히 많았다.

양념장 이름이 고추지인 모양이다.

익숙한 듯 새로운 양념인데

고기와 정말 잘어우러져서

맛있게 먹었다.

 

밥은 또 어찌나 고슬고슬하게 

알맞게 됐던지, 

뭉치거나 질퍽거림 없이

저 깊은 국물 안에서

쌀알들이 자기네 모양을

흐트러짐 없이 유지하고 있었다.

(미식가인 줄...ㅋㅋ)

 

돼지고기가 어쩜 이렇게 

잡내 하나없이

정갈하고 맛있게

나올 수 있는지, 

좀 놀라웠다.

 

이날 새삼 느낀 바가 있다.

이런 바 테이블은 음식을 먹는 데에 더 집중하게 하는 것 같았다.

일행과 상호관계보다 내 음식과 나의 교감에 집중..

(오늘 잘난척 아는척 있는 척 좀 심하네...ㅋㅋ)

 

요약하자면 세 글자.

마이따 마이따 마이따...

 

또 오고 싶어지는 식당이었다.

더 추운 한 겨울에 오면 또 얼마나 맛있을까.

다음을 기약하며

싹쓸이 된 나의 마지막 그릇을 찍어봤다.

 

무언가 아주 만족스러운 한 끼였다.

 

막입의 미식 여행...

끗.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 합리적 가격에 훌륭한 음식

블루리본도 도대체 몇 개든지. 암튼 맛집 맞음.


 

옥동식

전화번호: 010-5571-9915

주소: 서교동 3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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