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선하이 2026. 2. 10.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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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책을 사기만 하고 

읽지를 않더니

언제가부턴 아예 책을 읽지 않고 있었다.

 

내가 왜 바보가 됐지

곰곰 생각하다가 

아무래도 예전에 나의 취미였던 책읽기를

잃어버린 탓이 아니었을까 하는

그럴 듯한 원인을 찾아냈다.

 

그래서 새해를 맞아 책을 주문하기에 이르렀는데, 

한번에 이렇게 왕창 산 건 처음이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로 (나로서는) 대량 주문을 했다.

 

아니다. 16년 전에 나의 베프였던 

H가 책을 잔뜩 선물해줬던 적이 있는데 

어쩌면 그 이후로 처음인 것도 같다. 

 


 

 

최근에 읽은 책들을 정리해보려고 

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왔다.

 

책을 산 시점이 골때린다. 

먼저 조지 오웰 산문선, 

구매 시점 2024년 9월,

읽은 날 2025년 늦여름.

이건  일찍 읽은 편이다.

책 산 지 1년이 되기 전에 읽었다.

 

제일 좋았던 산문은

[부랑자 임시 수용소.]

 

반대로,

눈을 부릅뜨고

읽어도 뭔 소린지 모르겠던 건

[정치와 영어]

[사자와 유니콘: 사회주의와 영국의 특질.]

배경 지식 없이 바로 들어가니

도통 이해도 안 되고, 정치 용어들이 어렵더라. 

조지 오웰을 

내가 다 소화할 수 있는 건 아니구나.

마음이 겸허해진 사건이었다.

 

열심히 일하는 열린책들 좋아. 모노 단편선 너무 이쁘고요. 가격도 너무 착해서 좋음.

 

 

다음은 구매 시점이 더 골때리는 [우리들]이다. 

무려 2022년 1월이다.

4년 동안 펴질 않음ㅋㅋㅋㅋㅋ

묵혀 두면 더 재밌냐.?

 

예브게니 자먀찐의 소설 '우리들'은

조지오웰 대표작 '1984년'의

선배격인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의 선배격인

이들 책들의 대 아버지 같은 책이다. 

디스토피아 소설의 효시로 1920년에 썼다고 함.

 

나만의 3대 디스토피아 독서 시리즈라서 

(나만의 것이 아니고 원래 이렇게 3대로 분류돼 있는 거겠지..ㅋ)

야심차게 읽었는데 (나만의 독서 컨셉이라 나만 앎...) 

 

순서는 1984년을 시작으로 멋진 신세계를 거쳐

우리들을 가장 마지막으로 읽었다.

거의 15년에 걸친 독서가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ㅋ

 

책을 사고 4년 만에 열어본 '우리들'.

  

디스토피아 소설의 아버지... 정말 거장 맞다.

 

 

뭐 원조라는데, 얼마나 잘 썼는지 볼까하면서

시덥지 않은 마음가짐과 다소 건방진 생각으로

(한편에선 재고처리의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웬걸. 오랜만에 넘 재밌게 읽었다. 아주 감탄하면서. 

단점이라면 러시아 특유의 이름의 벽...ㅋ

그것만 빼면 단점은 없다.

 

아니.. 어떻게 100년 전에 이런 미래를 그렸지?

자먀찐은 너무 천재인 것이었다. 

이쯤에서 외쳐보는 리.스.펙. 

동생에게 추천했는데

공상과학은 싫댄다...

그게 아니라니깐....

 

아무튼 그 여운이 좋아서

멋진 신세계와 1984를 다시 들춰볼 요량으로

책꽂이를 뒤졌는데

1984 책이 없는 것이다.

기억을 더듬다가 이내 생각이 났다.

십수년 전 1984는 민음사 책이 아닌

문학동네 책을 골랐었는데

언젠가 책표지가 이쁘지 않아서

(내맘에 들지 않아서) 버린 것 같다.

아니면 누구 빌려줬든지. 

그래서 다시 책을 구입하려고 보는 중인데

문예출판사에서 표지가 아주 예쁘게 나왔더라...ㅋ

(내용과 번역보다 겉모습 중시)

 

그러고 다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떠올렸는데,

번역이 너무 별로라 열받았던 기억이 난다. 

즐겨 보진 않았지만 나름 문예출판사에 신뢰가 있었는데...

날 배신했던 기억...

내용도 기억이 안 난다.ㅋ

(솔직히는 원래 뭘 읽어도 잘 기억이 안 남ㅋㅋㅋㅋ

예를 들어 최애 책을 떠올려도.

'어~~ 그거 내 인생 책이야'

'근데 줄거리가 뭐였더라...'하고 끝나는 정도.

그래도 소재 정도는 생각 남.ㅋ)

 

아무튼 멋진 신세계는 좀 더 탐구가 필요하다.

 

번역이 쉽지 않아............ ㅠ

 

 

앞서 올 1월 갑작스럽게 극에 다다른 독서 갈증에

포풍 구매를 했다고 말했는데, 

이제 그 리스트를 시작할 차례다.

 

책을 사야겠다는 결심은 했지만 도저히 

뭘 사야겠지 모르겠을 때

광화문 교보에서 레이더를 세우고 돌아다니다 보면

그래도 답을 찾을 수 있다.

역시 나는 고전이 좋았다. 

특히 세계문학 시리즈가 좋은 이유는

언제나 나는 세계적인 작가들이 좋았고, 지금도 좋고,

앞으로도 좋을 거 같은데

뭐로 보나 어디로 보나 열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서이기

때문인 것도 있는 거 같다.ㅋㅋ

 

그런데 눈을 사로잡는 책이 있었다.

[버진 수어사이드].

이 도발적인 제목은 뭐람?!

심지어 책 디자인이 너무 예쁜 거다.

에곤 쉴레 작품과 제목이 너무 찰떡인 거지.

대박인 거지. (선재 스님의 잣국수를 묘사하는 안성재 셰프의 표현력에 감탄하며

인용해보는 대목.)

 

책 뒤편의 맛보기 줄거리와

첫 문장에 매료되어 구입했다. 

 

내가 해소하고자 했던 소설의 갈증을

이 책이 풀어주었다.

 

매끄러운 영미 번역과 술술 읽히는 걸 넘어

빠져드는 이야기의 힘을

오랜만에 느낄 수 있어서

행복한 독서였다.(거창함 무엇...) 

그러나 하루 이틀 만에 독서를 끝내지 못했다.

책을 못 읽는 날들도 많았으므로, 

3주 정도에 걸쳐 다 읽을 수 있었다. 

 

글을 따라가며 머릿속에 영상이 그려지고, 

그 집의 모습이 떠오르는 경험이 얼마만이었나. 

그러면서 노란 종이에 까만 글씨만 따라가면 되니

눈은 참 편안하고 좋았다.

나이를 먹을수록 아날로그가 좋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중학교 때였나, 한번 접하고 빠져들었던

'다락방의 꽃들'이란 책과 분위기가 비슷했다. 이건 그냥 TMI)

 

이렇게 사놓은 책이 한 바가지인데

나는 또 합정 알라딘 중고 매장에 가고 싶었다.

서가를 마냥 걷다가 눈에 들어오는 책을 발견했다. 

 

자기계발서를 비롯해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

그럼 평온을 찾을 수 있다며

마음을 달래는 책은 원래 안 좋아하는데

 

뭐야 내 얘기가 있는 거 아닌가.

그래서 살 수밖에 없었던 책이 있었다. 

 

[예민한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은 습관]

 

 

표지가 내 스타일은 아닌데 너무 이쁜 거임.ㅋㅋㅋㅋ

 

 

이건 하루 만에 다 읽었다.

의외로 일본 정신과 의사가 쓴 책이었다.

좋았던 지점..ㅋㅋ

 

저자가 추천한

예민함을 줄여줄 수 있는 방법들을 

실천해보기로 했다. 

 

내마음을 너무 100% 알아줘서

고마웠던 책이다.

 

다음은 나와 함께 최종 목적지(집)로 향할 줄은 

몰랐던 책인데, 서가에서 아무데나 펼쳐서 

낄낄대다가 결국 함께하게 됐다.

 

[이다의 도시 관찰일기]

 

강아지와 매일 산책하는 나는

동네를 관찰하고, 이런 저런 상념을 펼치곤 하는데

이 책엔

나와 비슷한 관찰을 하면서도

전혀 다른 관점으로 재기발랄하고 유쾌하게 얘기를 풀어내는

부러운 작가가 있었다. 

지금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하자마자

킬킬대다가  

아껴 읽고 싶은 마음이 벌써 들어서

의식의 흐름을 거친 끝에

블로그 글을 쓰러 오게 됐다. 

 

아 빨리 책 다 읽고 싶다. 

올해 목표는 다독.

언능언능 나아가자.ㅎ

(급 귀찮아진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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