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도 아닌데 비가 쏟아진 5월 1일.
봄이 된 줄 알고 얇게 입었다가 추워 죽을 뻔한 날,
서촌에서 모임이 있었다.
먹잘알 또는 먹는 것에 진심인 일행은
일찍부터 안주마을로 행선지를 정했다.
경복궁역 2번출구에서 나오면
서촌 초입에 바로 있음.
하지만 어마무시한 웨이팅으로 인해
바로 들어가진 못하고,
키오스크에서 대기표를 뽑은 뒤
근처 다른 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곳은 이따가 나올 '빚짜'다.
결국 입성에 성공한 안주마을.
파릇파릇 초록초록한 기분이 돋아나는
5월의 향이 물씬 풍기는 메뉴판이 있었다.
통영 봄 멸치회 무침과
신안 병어회 세꼬시,
명란 두부탕을 주문했다.
멸치가 회로 나올 수 있다는 것도 신기한데
이렇게 클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이 놀라웠다.
맛은 정말이지 말모-말해 모해...
너무 맛있었다.
우리 일행은 이걸 섞었던 것 같은데
사장님이 보더니 섞지 말고
먹을 때 같이 집어 먹어야 한다고 했던 것 같다.
반대였나?
이런 부정확한 정보 정말 옳지 않아...
이전에 병어를 먹었던 적이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기 때문에
이날 사실상 처음 병어회를 먹은 것이었는데
고소하고 쫄깃하고
감칠맛을 느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얘도 정말 맛있었다...
유명한 이유가 있는 곳이구나.
알코올 고자인 나는 토닉워터에
레몬에 소주 1방울 투하
추운 날 춥게 입었는데 회를 먹는 것은
조금 가혹한 면이 있다.
몸을 녹이는 데에는 역시 탕이 최고다.
일행이 고른 명란 두부탕.
탁월한 선택 인정합니다.
여기서부터는 안주마을에 자리가 날 때까지
시간을 때우기 위해 찾아 들어간 곳.
그러나 의외로 맛이 괜찮았던 피자집 '빚짜'
'이땔리 방앗간'이라는 간판이 매력적.
오리지널 브랜드의 로제 떡볶이를 먹어보기 전
처음 접한 로제 떡볶이.
배가 고파서 그랬나? 다 맛이 있었다.
지금 다시 그날을 떠올려보니
많이도 먹었다.
다음 행선지를 향해 무작정 걷다가 만난
크로플 & 와플 집에서 1인 1빵을 또 했기 때문.
줄이 있길래 맛집인가 했는데
그냥 그 시간에 사람들이 몇 있었던 모양.
내가 서촌을 강추했기 때문에
이 동네에서 만났는데,
날이 춥고 폭우가 쏟아져 돌아다니질 못했다.
그나마도 추천했던 닭 목살구이집은
없어졌더라.
맛있었는데 가격이 영 아니었던 듯하다.
그렇게 삼청동도 걷고
걷고 걷고 걷다가 어느새 종로에 당도하여
치킨호프 거리에서(내마음대로 명명)
계동치킨이란 곳에 들어갔다.
무난무난한 옛 호프집 분위기여서
사진은 찍지 않았다. 그런데...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노련하고 서윗했던
여사장님이 건넨 뜻밖의 마무리 서비스.
솔찍히 여기서 감동 먹음.
이렇게 장사 초고수를 만나고
먹부림의 하루를 마무리했다.
안주마을
서울 종로구 내자동 1-2
(경복궁역 2번출구에서
바로 옆에 있는 느낌적인 느낌)
빚짜 경복궁역 본점
종로구 내자동 19
계동치킨은 종로3가점인지 종로5가점인지
확실히 기억이 안 난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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