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해마다 연말모임을 함께하는 멤버들과
방을 잡고 1박 2일 놀기로 했다.
서울과 수도권에 살고 있는 멤버들이지만 일정상
멀리 놀러갈 수는 없어서 서울에서 묵기로 했다.
후보군들 중에 우리가 고른 곳은 해방촌 신흥시장에
있는 청년별장 ‘양해방’.
나의 첫 해방촌 방문기다.
금요일 저녁, 회사 일을 끝내고 부랴부랴 움직였다.
다른 멤버들이 먼저 도착해서 바비큐를 준비하고
있었다. 해방촌이 어떤 역사를 갖고 있는 곳인지
모르는데 왠지 아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래는 숙소를 찾아가는 길.
해방촌 신흥시장은 아주 낡은 건물들 위를
투명한 천창(?)이 둘러싸면서 아케이드를
만들고 있었다. 이쁜 곳이었다.
가게 바깥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음식점 안에는 사람들이 꽤 들어차 있었다.
와 나 길치인데, 네이버 지도 켜고 잘도 찾았다.
길 찾기가 쉽지 않은 곳이라 걱정했던 일행들이
마중 나온다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도착 인증샷을 찍고 뭐 더 사갈 건 없는지 물었는데
음식이 부족한 것 같다고 삼겹살을 사오라 했다ㅋㅋ
빠르게 검색하고 근방에 있는 호남정육점을
찾아갔는데, 삼겹살을 달라하니 냉동삼겹살을
썰어 주셨다. 반전은…
숙소 입구 바로 옆이 정육점이라는 것이었다.
억울할 뻔했는데 어쨌든 문을 닫은 시간이었다.ㅋㅋ 마중 나온 일행을 따라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갔다. 숙소에 짐을 내려놓고
바비큐 잔치가 열리고 있는 옥상으로 향했다.
주방 베란다문을 통해 나가야 하는데, 계단이 진심
황천길 직행길이었다. 옥상 계단 난간에
안전판 좀 꼭 대셨으면 좋겠다.
옥상에서 바비큐하고 술한잔 하다가
내려오는 길에 큰일 날 거 같음.
왜냐면 제정신으로 내려 와도 큰일 날 거 같기 때문.
아무튼 그런 수고로움 끝에 당도한 옥상 풍경은
미쳤다는 것.
야경이 너무 예뻐서 대대대대대만조쿠.
미식가들의 근본있는 바비큐 메뉴 선택에
감탄만 나올 뿐이었다. 세팅이 끝내 줌 ㅎㅎ
아래는 곱창을 위해 준비한 부추와 고추.
그리고 얼그레이 하이볼을 위한 레몬.
바비큐로 곱창을 선택하는 클라스
근데 진짜 맛있었다.
숙소 곳곳은 왜 안찍어쓰까?
창문 뷰가 너무 좋았고, 여기서 2차를 했다.
옥상 1차에서는 계단이 너무 무서워
알코올파들은 맘껏 마시지 못했음.
2차는 과메기와 밀푀유 나베인데 사진 읎네…
청어 과메기는 꽁치 과메기와 차원이 달랐다.
음… 난 먹지 않았음...
사진 찾았다!!!
한참 전에 예약한 이날은 카타르 월드컵
한국 대 포르투갈 전이 열리는 날이었다.
2002년 월드컵에 버금가는 환희와 기쁨을 느낀 날.
여럿이 함께 보니 10배는 더 재밌었다.
모든 순간이 영화 같았던 날이다.
아침 풍경이 또 기가 막혔다.
아침 일찍 일터로 향한 일행 외 남은
일행들은 모닝 화요를 마셨고
나는 토닉워터와 와플을 먹었다.
ㅋㅋㅋㅋㅋ
체크아웃 후 모닝커피를 하러 떠난 곳은
카페 업스탠딩이다. 나선형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 곳인데 꽤나 특이했다.
반전은 커피가 너무 맛있었다는 거.
나 휘둥그레..👀
아메리카노를 마신 친구들이 산미가 있다길래
실망하려고 했는데 나의 라떼는 산미는 느껴지지
않았고 그저 맛있었다. 오?
원래 카페 이름 몰랐는데 나중에 찾아본 거다
나중에 또 갈 때를 대비해서 ㅋㅋㅋㅋ
신흥시장은 대체로 계단이
고난이도인듯했다 ㅋㅋㅋ
암튼 잊지 못할 추억의 한 쪽을 또 쓰고 나온
뿌듯했던 날.
해방촌 유래
원래 이곳은 일제강점기
일본군 사격장이었던 곳이다.
해방 후 미군정이 이 일대에 들어섰지만
그 통제력은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고
실향민들이 그 틈새로 들어왔다.
해방 후엔 해외에서 돌아온 사람들,
북쪽에서 월남한 이들, 6.25전쟁으로 피난 온
피난민들이 삶의 터전으로 삼았다.
실향민들이 일본군 육군 관사 건물을 차지했고,
이후 미군정이 이들을 퇴거시키자
그 위쪽 사격장에 움막을 짓고 살았다.
전후 사회의 궁핍한 모습과 구조적 모순을 다룬
이범선의 단편소설 ‘오발탄(1959년)’에선
서울 용산구 해방촌 일대를 가난하고
힘든 이들이 찌들어 사는 공간으로 표현했다.
- 한국문화원연합회에서 발췌
카페 업스탠딩
서울 용산구 신흥로 9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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