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마치고
후폭풍을 겪었다.
1차는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았고,
2차는 화이자로 교차 접종했다.
1차의 기억이 희미해질쯤
2차를 맞을 시기가 왔고
1차 때와 마찬가지로
흔한 증상이라고 알려진 것들을 겪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지럼증이 크게 왔다.
공간 감각이 떨어진 느낌이 들었고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주사를 맞은 직후에는 암시롱도 안 해서
아주 발랄하게 귀가했다.
오는 길에 참외도 한 봉지 사고
가족들이 함께 먹을 과일 주스도 샀다.
집에 와서는 그간 벼르고 별렀지만
귀찮아서 내버려두었던 것들을 정리했다.
와 괜찮은데?
착각이었다. 증상은 밤에 오기 시작했다.
팔이 너무 아파왔고, 어지러웠고,
열감이 있었고, 온몸을 맞은 듯 아팠다.
'나를 반쯤 죽이려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밤새 혼란한 와중에 드는 것이었다.
타이레놀을 먹으면 나아지고
한참 있으면 다시 증상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 같았다.
일을 해야 했으므로,
정신을 좀 가다듬어보려고 했다.
그러나 어지러움에 압도된 육체는
눕기를 갈망하고 있었다.
가다듬어지기는커녕
계속 어지러운 머리를 부여잡고 일에 집중했다.
다시 침대에 누웠을 땐 약속한 듯 시름시름 앓았다.
이길 길이 없는 아픔에 원초적인 눈물이 났다.
다른 곳이 괜찮은 거 같으면 두통이 왔고,
여기저기 찌릿한 느낌이 들었다.
아픔을 막기 위한 예비 아픔을
왜 겪어야 하는 건지 어이가 없기도 했다.
여유 있던 타이레놀이 바닥이 났고,
아빠에게 사다달라고 부탁했다.
간밤에는 구토까지했다.
백신 후 겪은 증상 중 하나인지,
내가 소화가 불량한 탓인지
구별할 수 없었지만
백신을 맞은 이틀간 벌어진 일이다.
재택이 아닌 출근 날 아침,
모든 증상을 떨쳐낸 듯 가뿐한 기분으로 일어났다.
이렇게 후폭풍은 지나가는 거겠지?
나의 숙제는 이렇게 완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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